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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상)

저자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7-02-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도스또예프스끼 전집]열일곱 번째 책인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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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읽었다.

먼저 숙원처럼 쌓아두었던 책을 다 읽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1. 아버지인 표도르 까라마조프, 그리고 그의 세 아들들 드미트리(미쨔), 이반, 알료사이 엮인 큰 사건에 대해서 그렸다.

너무나 입체적으로 세 아들들의 삶이 그려져있어서, 사람 한명 한명에 몰입해서 빠져들었고, 이해할 수 있고, 또 안타까웠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아버지 표도르에 대해서는 묘사가 덜 되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일찍 죽어서.)

드미트리 까라마조프의 인간 상이 너무 멋있고 남자답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 

노인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행복하게 자신의 죄를 받겠다는 사람.

비록 기분에 따라 몰상식한 행동을 해도 쿨하게 인정하고 항상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던 사람.


그런 사람이어서 드미트리라는 사람이 맘에 들었다.


2. 이반 또한 마음 깊숙히 약한 구석이 비관주의자였다.

중간에 대심문관이라는 내용에서도 나와 있듯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무신론적 성격.

아래 대심문관 내용의 간략한 축약버전은 위키에서 가져왔다.


작중 이반이 알렉세이에게 들려주는 극시 '대심문관'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종교와 신에 대한 관념을 집대성한 걸작이다. 알로샤와 이반이 대화를 나누면서, 마치 오래 전 그리스의 수도승들이 성모신심에 의해 여러 전설과도 같이 내려오는 전승을 모티프 삼아 지은 신학적 이야기를, 자기도 하나 만들어 보았노라면서 이반에게 얘기해 주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단심문이 한창이던 15세기 에스파냐 세비야 에 예수가 강림한다. 그것도 1500년 전 자신이 이스라엘을 돌며 교리를 전파했을 때와 같은 복장,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이에 사람들은 굳이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가 재림한 메시아인것을 깨닫고 그에게로 나아온다. 마침 이단심문을 위해 내려온 대심문관[6]이 죽은 소녀를 다시 살리는 예수를 목격하게 된다. [7] 친위대로 하여금 예수를 가두고 대심문관은 갇힌 예수와 홀로 지하에서 얘기를 나누게 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예수는 광야에서 기적, 신비, 권위를 요구하는 악마의 유혹을 모두 거부하고 신앙의 자유를 선택하였지만, 자유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기적, 신비, 권위가 있어야만 믿음을 가질 수 있으며 자유보다는 빵을 원한다. 하지만 예수는 빵보다 자유를 선택함으로써 빵에 대한 욕구로부터 탈피하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믿음과 질서를 가질 기회를 박탈하였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는 예수를 유혹한 악마와 손을 잡고 지상에서 기적, 신비, 권위를 제공함으로써 자유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다수를 위한 빵을 제공하게 되었다. 예수가 제시한 신앙의 자유를 이용하여 겨우 현실의 질서를 만들어낸 이제 와서야 예수가 재림하여 질서를 흐뜨러트린다면 지상은 지옥이 될 것이기에 대심문관은 예수를 화형하겠다고 선언한다. 참고로 대심문관 본인도 한 때 누구보다 성스러운 신심으로 신을 숭배하였으나, 결국 진리를 깨닫고는 오래 전부터 그 진리를 숭배한 무리에 편입, 신도들을 목회한 것이라 술회한다. 이 모든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예수는 대심문관의 말이 끝난 후 그에게 가볍게 키스하고 대심문관은 예수를 풀어주며 다시는 나타나지 말 것을 요청한다. 



신을 믿지 않는 자신과 그로인해 겪는 죄책감등이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점.

그리고 결국 살인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또 실제로 마음속 깊숙히는 자신이 그것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자신도 실제로 살인을 묵인한 것은 아닐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

그런 한없이 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똑똑한 이반의 모습도.

그래도 참 양심있고,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마지막으로 알료사의 경우

내 주변에 저렇게 어느 곳에서나 사랑받고, 예쁨 받는 사람을 본 적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나 또한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처럼 놀려먹어보고 싶고, 좌절시켜보고 싶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선’을 따라서 행하고, 도리있고, 의리있고 인간미 있는 부분.

중간에 리지?와의 관계는 좀 애매하게 끝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마지막에 자기 형 드미트리가 때린 노병 아들의 간호를 맡아하며

아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얘기를 해주고, (무엇보다 어린애의 얘기라고 제대로 듣지 않고, 어리게 치부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다 들어주고, 존중해주는 면이 되게 좋다.)

이끌어간다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4. 드미트리를 사랑하는 두 여인의 이야기에서 또한 굉장히 입체적으로 잘 묘사되어있다고 생각했다.

이반이 자신에게 죄를 돌리려는 짓에서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상황에서 드미트리가 살해했다는 ‘증거’를 보여줬겠구나

또한 마지막에 두 변호사와 검사의 언변 또한 정말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저런말들을 할 수 있지? 멋있다 라는 생각.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에 대해서도, ‘용서’라는 의미로 본보기로 무죄를 선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 러시아의 많은 사람들.. 그들에 대해서도 신기함을 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