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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n Public/Daily life

2015년 7월 12일 - 27살의 생일의 일기

인생의 2막이 이렇게 시작된 걸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할머니와 여동생을 남겨두고 
정말 나 혼자만의 인생 레이스를 시작 할 때가 다가왔다.

27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하나도 글이 안써진다.
매번 생일날의 기억은 썩 좋지 않았던 것만 기억난다.
뭔가 슬펐고, 뭔가 힘들었고, 뭔가 아쉬웠다.
쓸쓸하게 생일을 보내는 모습이 좀 서글프기도 했었고
고1때는 미국에서 보냈지.
고2때는 다이아몬드게임 선물받고 멘붕했던 기억이 난다ㅎㅎ
대학교 1학년때는 대전에서 애들 다 모여서 요섭이가 라볶이 만들고,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있다.
작년에는 사람들의 연락이 안오는 것들을 보고 조금 슬펐던 기억.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생일이 있는게 
의미부여를 하려고 한다.
이제 정말 2막 시작이다 하고 스스로에게 다시금 힘을 준다.

지금까지 나 그래도
잘 살아왔던 것 같다.
라고 얘기할만큼 오만하게 자라왔다.
아니야 사실 나도 아버지 어머니처럼 사람들에게 진실되려고 노력했어.
친구들이 많이 와줘서 자리를 지켜줘서 너무 고마웠다.

너무나도 큰 우리 아버지 밑에서
나 또한 너무 많이 배웠고, 삶의 모습들에 대해서 아버지한테 많이 배웠다.
사람이 그릇이 작아서 돈가지고 쪼잔하게 구는 모습들을 우리 아버지는 정말 싫어하셨고,
구질구질한거 진짜 싫어했다. 머리 짱구굴려가면서 이득 보는게 아니라. 손해보는 삶을 사는게 맞다.
사람의 겉보기만 보고 판단하는게 아니라 진짜 마음을 보고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공감하는 것들도 배웠고
오랫동안 꾸준히 차근차근 열심히 해 나가면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연연해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서와 아량이라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아프게 배웠다.

이제는 내가 내 발자국을 내딛어야 할 때가 왔다.
나를 잘 키워주신 아버지 어머님 뜻을 이어서, 정말 이제 내 길을 갈 수 있겠다 싶다.
조금.. 어깨가 무겁긴 한데, 발걸음은 더 가벼워지려고 한다.
이제 나를 세상에 흩뿌리려고 한다.
배운 것들 아래서, 온전히 나로 평가받고, 온전히 나로 대접받는 날이 오겠다.
정말 어른이 되겠지만, 여전히 꼰대는 되지 않을 것이고, 철은 들지 않을 예정이다.
내 방식대로의 어른으로 살아가는 출발점이. 되었다.

오늘은 이 우리 아버지와 우리 어머니에서부터
내가 세상에 나온 날이다.
오늘은 우리 어머니한테 이 생일을 진정으로 바치고 싶다.

어머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