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하루종일 비가오는날에는
어둑어둑하니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촉촉한 빗소리를 들으면서
따스한 이불과 배개속에서 잠을 자는거다.
2시간여 꿀같은 잠을 자는데
그 꿈은 너무너무 길고 아펐다. 나도 모르게 참 많이, 참나 뭘 했다고..
현실감과는 조금은 결여되었지만 2시간내내 그런꿈을 꾸며 일어나니 진이 빠졌고,
그리고 눅눅한 침대와 이불안에서 라디오를 틀었다.
이렇게 하루종일
이적이 부른 rain, 이문세 아저씨의 빗속에서가 정말 잘 어울리는 날이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내 방의 모든 물건들과 그 안에서 나 또한 습기를 잔뜩 머금어
눅눅해지고 축축해지고, 무거워지고, 그러나 그 안에서 상쾌함을 조금 느낀다.
슬프다. 그 감정을 즐기는 것, 오늘같이 비가 하루종일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는
그래 이렇게 라디오를 켜고, 흘겨들어야한다ㅋㅋ
그렇게 흘겨들으면서, 그래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스물 다섯이 지나가고 있고,
내 불안한 미래와 내 자신감 없는 모습을 촉촉히 봐줄 수 있는, 만져줬으면 하는.
아니 그냥, 이런 기분을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사람들이 그립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 주위에서 머물고 간 사람들, 나를 사랑해주었던, 아끼었던 사람들.
그리고 이제는 내 옆에서는 조금 멀어져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소중했던 우리 추억에 대해 내가 소중히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가 많이 챙기지 못하고, 더 소중히 하지 못했던 내 인연들에 대해서
우리는 서로 같이 한번쯤 한 시간에 만났다가 그리고 이제 다시 스쳐서 자기의 길을 가는 거야.
그리고 이제 다들 자기의 길 위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모두 진심으로 행복하게 편안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 전해본다.
그리고 지금 현재 나와 이어져있는 사람들에 대해 더 소중히하고, 아끼고
더 사랑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