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f Reviewer/Books
태연한 인생 - 은희경
Essems
2012. 8. 20. 23:20
은희경의 책 중에서 세번째로 읽는 책이다.
맨 처음 새의 선물을 읽으면서 너무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에 은희경 작가님은 그래도 멋진 작가분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딘가에서 사람들이 써놓은 '새의 선물'이후로 히트작이 없는, 아니 히트작을 떠나 새의 선물 급의 작품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내 생각도 그렇다. '소년을 위로해줘' 부터 이번 '태연한 인생'에서까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이번 '태연한 인생'의 경우,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자신이 하고싶은 말들에 대해서 서로 유기적이지 않게 나열식으로 쓰여진 느낌이 강했다. 작가가 책을 통해서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 공감하고 하는 것이야 맞는 말이지만, 글 전체의 응집력이라는 부분에서 아쉽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을 그냥 다 써놓은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웠다. (다분히 내 생각이다.)
'요셉'이라는 작가와 '류'라는 사람간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각자의 이야기.
'요셉'이라는 극중 케릭터를 통해 사회의 여러가지 암적인 면과 좋은 면 및 현실적인 내용을 이야기했다.
아 나는 왜이리 머리속의 복잡한 생각을 글로 잘 정리하지 못할까.
이 태연한 인생이라는 작품에 대해 책 뒤에 적힌 글이 너무 잘 묘사한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옮겨적고 마친다.
<li>염무웅(문학평론가)
작가는 요셉의 시선을 통해 일상이 기반하고 있는 속물세계의 비루한 욕망과 감상성을 비판적으로 해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와 주인공의 관점은 때로 화합하고 때로 길항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복합성 때문에 소설의 문체는 시종일관 풍자적이고 반어적이다. 그러나 풍자와 반어로 매끈하게 포장된 ‘인생의 태연함’ 안에는 개인의 고유성을 사수하려는 절망적 시도가 있고 근원적인 것으로부터 멀어져가는 자의 쓰라린 비감(悲感)이 들어 있다. 그것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li>
작가는 요셉의 시선을 통해 일상이 기반하고 있는 속물세계의 비루한 욕망과 감상성을 비판적으로 해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와 주인공의 관점은 때로 화합하고 때로 길항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복합성 때문에 소설의 문체는 시종일관 풍자적이고 반어적이다. 그러나 풍자와 반어로 매끈하게 포장된 ‘인생의 태연함’ 안에는 개인의 고유성을 사수하려는 절망적 시도가 있고 근원적인 것으로부터 멀어져가는 자의 쓰라린 비감(悲感)이 들어 있다. 그것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li>
<li>김혜리(『씨네21』 기자)
오래전 은희경의 단편 「열쇠」를 읽고 작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아 아무도 없는 방의 네 벽을 둘러본 적이 있다. 이후로도 은희경 소설 중 한 여자를 공중에서 내려다보듯 쓴 작품들에 유독 끌렸다. ‘류’와 ‘요셉’의 세계를 오가는 『태연한 인생』에서도 나는 류를 편애하고 말았다. 이 소설은 대칭인 듯 비대칭이다. 동일한 전지적 시점으로 쓰였지만, 요셉은 말을 쏟아내고 류는 생각한다. 그녀의 말은 가슴에 담긴 채 문장으로 옮겨진다. 소설 속 요셉의 시간대는 하루이거나 일주일이지만, 류의 그것은 생의 전사(前史)까지 포함한 적막한 일대기다. 망원렌즈의 시야에 아득히 가라앉은 류와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으며 종종 그녀들이 가르쳐준 대로 어긋난 뼈를 맞추듯 왼쪽 가슴을 눌러보았다. 그것은 높은 곳에서 지켜보는 누군가가 나의 황망한 인생을 집어들어 태연한 세계 안에 넣어주길 기도하는 주문이기도 했다.</li>
오래전 은희경의 단편 「열쇠」를 읽고 작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아 아무도 없는 방의 네 벽을 둘러본 적이 있다. 이후로도 은희경 소설 중 한 여자를 공중에서 내려다보듯 쓴 작품들에 유독 끌렸다. ‘류’와 ‘요셉’의 세계를 오가는 『태연한 인생』에서도 나는 류를 편애하고 말았다. 이 소설은 대칭인 듯 비대칭이다. 동일한 전지적 시점으로 쓰였지만, 요셉은 말을 쏟아내고 류는 생각한다. 그녀의 말은 가슴에 담긴 채 문장으로 옮겨진다. 소설 속 요셉의 시간대는 하루이거나 일주일이지만, 류의 그것은 생의 전사(前史)까지 포함한 적막한 일대기다. 망원렌즈의 시야에 아득히 가라앉은 류와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으며 종종 그녀들이 가르쳐준 대로 어긋난 뼈를 맞추듯 왼쪽 가슴을 눌러보았다. 그것은 높은 곳에서 지켜보는 누군가가 나의 황망한 인생을 집어들어 태연한 세계 안에 넣어주길 기도하는 주문이기도 했다.</li>
[출처] 오늘의 책 - '태연한 인생'|작성자 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