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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Reviewer/Books

달과 6펜스

제가 읽었던 것과 상세한 부분에서 좀 다르네요.

일단, 이 작품의 나레이터격이 되는 사람은 소설가로서 막 문단에 데뷔했을 때 스트릭랜드 부인과 안면을 트게 됩니다. 그녀의 남편 스트릭랜드는 증권회사에 다니는, 재미없고 무뚝뚝한 남자였죠. 그런데 어느 날 그가 아내와 아들딸을 버리고 프랑스로 가버립니다. 다들 그가 어떤 여자와 눈에 맞아 도망간 거라고 생각하죠. 스트릭랜드 부인은 돌아오기만 하면 모든 걸 용서하겠다며 화자에게 남편을 만나달라고 부탁합니다.

물어물어 프랑스 파리에 가보니 스트릭랜드는 초라한 호텔에 혼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가 집을 나온 것은 여자 때문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였죠. 그리고 절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남편 노릇 해줬으니까 이제부터는 혼자 살아가라고 말이죠. 그 얘기를 전해들은 부인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자기를 버렸다면 용서할 수 있지만(바람나는 건 한순간의 실수일 수 있으니까), 그림을 그리기 위해 지금까지의 인생을 버린 거라면 용서 못하겠다고 합니다.

몇 년 후, 화자는 글을 쓰기 위해 프랑스로 갑니다. 거기서 전부터 알고 지내던 네덜란드 출신 화가 스트루브를 찾아가는데, 그가 스트릭랜드와도 아는 사이라는 얘기를 듣죠. 하지만 절친한 사이라기보다는 스트릭랜드에게 일방적으로 모욕을 당하는 사이였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 이 스트루브란 화가는 창의성이라곤 전혀 없는 진부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그림은 꽤 잘 팔리는 편이지만 예술가로서는 영 점수를 줄 수 없는 화가였습니다. 그러나 천재를 알아보는 안목은 있어서 스트릭랜드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지만, 스트릭랜드는 그를 어릿광대 정도로밖에 취급 안했죠. 그러나 스트루브는 스트릭랜드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었고, 그가 병에 걸리자 자기 집으로 데려와서 치료해주기까지 합니다.

스트루브의 아내 블랜치는 처음에는 스트릭랜드라고 하면 치를 떨 정도로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건 스트릭랜드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끌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여자는 다른 남자에게 버림받은 상태에서 스트루브에게 도움을 받아 결혼한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남편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은혜를 갚는다는 심정으로 같이 살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스트릭랜드라는 제멋대로에 오만무례한 남자를 보게 되자 점점 그에게 빠져들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녀가 그림의 모델로서 괜찮겠다 생각하던 스트릭랜드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녀를 받아들이죠. 그 사실이 스트루브에게 알려지자, 블랜치는 오히려 스트릭랜드와 함께 떠나겠다고 합니다. 스트루브는 아내의 마음을 돌려보려 애쓰다가 실패하자 결국 자신이 집을 나와버리죠. 모든 것을 아내와 스트릭랜드에게 넘겨주고. 하지만 10여 년을 함께 산 본부인과 애들마저 버리고 오직 그림을 그리겠다고 프랑스로 건너온 스트릭랜드가 블랜치에게 마음을 줄 리가 없었습니다. 그녀를 모델로 한 그림이 완성되자 스트릭랜드는 그녀에게서 관심을 거둬버렸습니다. 결국 블랜치는 자살을 하고 말죠.

스트루브는 스트릭랜드를 천재라 했지만, 사실 아무도 그의 그림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비로소 그의 천재성이 세상에 알려지고, 그림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요. 그리고 이 작품의 화자는 우연한 기회에 타히티로 여행을 가서, 그곳에서 스트릭랜드의 말년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지상의 낙원과도 같은 타히티에서 원주민 여자와 살면서 비로소 평온을 찾은 스트릭랜드가 문둥병으로 죽어가기 전까지 그의 예술혼을 불태우며 벽화를 완성한 이야기를.

화자는 영국으로 돌아와 스트릭랜드의 가족에게 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사실 스트릭랜드 부인은 남편이 떠난 후 혼자 힘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며 거의 남편에 대해선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죽고 유명해지자 갑자기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되면서, 남편과의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트릭랜드는 세속적인 윤리, 도덕을 훌훌 벗어던지고 오직 예술에만 몰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를 일상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괴짜에 배덕한 인물로밖에 안 보이죠. 그러니까 스트릭랜드는 예술이라는 높고 고매한 목표(달)에 도달하기 위해 직업, 가족, 사랑, 우정, 윤리 등 현실적인 문제들(6펜스)를 가차없이 내던진 사람이었던 겁니다. 작가 서머셋 몸은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하여 이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그가 증권 중개인이었다는 것과 늦깎이로 화가가 되었다는 것, 만년을 타히티에서 보냈다는 것 등이 일치하는 사실이지만 그 나머지 이야기는 창작일 겁니다.



--------대충 내용은 위의 것


아 마지막의 그 벽화 는 정말 내 마음속에서 깊이 인상깊었었다.

예술혼이란. 정말 멋있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