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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n Public/Daily life

2016년 3월 4일 - 밤 새벽

새벽 3시에 라디오는 브루노마스의 count on me를 흥얼거린다.

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는다. 

오랜만에 새벽감성이 흐르는 밤이다. 이 새벽


철저하게 혼자이고, 철저하게 외로우면서 스스로를 맞이하게 되는 혼자만의 시공간

아마 세상과 한 줄기라도 끊어지고 싶지 않아서 이 라디오는 울리고, DJ는 학창시절을 이야기하고,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내 마음에 스며든다.


스며든다.

이 시간대에 듣는 음악들엔 뭔가 특별한 것들이 있다.

어릴적에도 이 새벽의 노래들을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최신가요, 새로운 노래가 아닌 잔잔하게 나를 위로해주는 차분한 곡들도 있으며

뜬금없이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치며 나를 재우려고도 하는 노래들

새벽이라 누릴 수 있는 라디오 노래들

응 나 이 노래들을 참 좋아했다.


좋아했다.

친구들이 잠을 자고 조용한 기숙사에서 갖는 나만의 시간을.

새벽3시, 새벽4시에 한층 시원해진 밤바람을 맞으면서 

와이파이를 잡으려고 창문을 열고, 창문에 걸터앉아있던

혼자만의 시간.

하릴없이 이것 저것 눈으로만 훑고 다니던 시간들.

지금도 뭐 다를 것 없다. 이 시간까지 나는 들어갔던 웹사이트에 몇번이나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세상은 얼마나 불공평한 곳인지

시간은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처럼 지나가고 있다.


그 지나가던 시간들, 시간들이 대학에선 참 싫었다.

그래서 참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했고

굉장히 감성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이성적으로 살아보려 했다.

그래도 지난 몇년간,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데 

왜 하필 오늘 나는 이렇게 또 가슴이 시릴까


이런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들이 참 시렸던 것 같다.

세상을 사는 것은 아픔을 사는 것일까?

슬픈 기억들은 차곡차곡 내 마음 속에 하나씩 쌓여가는데

밤이되면 새록새록 다시 밝아진다.

슬픈 기억들은 마치 별과 같다.

새벽은 참 스산하게 내 마음 속에 들어오는데

별은 참 많고, 밝다.


이를 얼마나 악물었던가, 턱이 나오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울음을 참고, 삼키는 것들. 나는 무너지면 안됐던 것 같다.

센치해지지 말자. 나약해지지 말자.

아니 싫다.

오늘은 더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 품에 안겨서 그냥 엉엉 울고싶다.


지금은 새벽이고, 나는 혼자이니까 무너져도 된다.

밤이고, 새벽이니까

별이 많이많이

밝게.. 떴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