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초창기부터 읽겠다고 마음먹고, 아주 조금씩 읽다 말다 하다가 결국 다 읽었다.
고등학생 때 문경지시간에 이시창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고, 그 얄궃지만 명랑했던 그 체의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남미를 저런 오토바이크 하나 가지고 여행한번 꼭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체게바라가 살았던 삶에 대해서 책으로 읽었다.
말그대로 책에선 체게바라의 삶을 더듬어 살펴보는 책이었다. 그리고 사실 확실히 평전이고 하니, 객관적? (무엇, 어떤것이 객관적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마다 다른 기준을 다리고 있고, 절대적인 것이 없긴 하지만) 미화된 자료들만 모아서 놓은 느낌은 없지 않게 있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건방진 말일지 모르지만, 이 사람의 삶이 그렇게 '다시 살아 돌아온 그리스도'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던가 하는 생각도 있었다.
이 책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간의 대립. 그리고 공산주의를 채택하여 추진하던, (제대로 말하자면 미국중심의 제국주의에 반대하고 나선) 체게바라의 이야기이다. 체게바라는 제국주의하에서 부당하게 착취당하고, 고생하는 그런 농민 및 제일 밑계급의 사람들에 대한 연민으로 분노하고, 이를 행동으로 표현했다고 본다. 체의 가장 밑바닥에 존재했던, '사람' 그리고 '민중에 대한 애정'과 그들을 '계몽'하려는 노력, 자신의 노선 및 생각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기 위한 많은 공부들, 그리고 자기가 한번 잡은 신념에 대해 두려움없이 끝없이 추진했던 그 능력은 체가 훌륭하게 평가받는 (적어도 그 사람들에게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확실히 멋있고, 한 시대를 소울있게 살아간 사람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해본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2012년에 다시 바라보면, 변하지 않는 점은 역시 공산주의는 붕괴되었다는 점이다. 피델과 체게바라가 쿠바를 독립시키고 난 후, 지금까지 카스트로가 쿠바를 이끌어오면서, 결국은 이렇게 고립되고, 독재로 평가받고 있지 않은가. 이게 상당히 결과론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다시 말해보면, 체게바라가 추진했던 경제체제 및 공산주의는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 체게바라가 쿠바에서 재무부장관을 하면서 겪은 한계하고도 연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체 또한 프랑스 및 여러 경제학자들과 얘기를 하며 조언을 듣고 생각해보고자 했으나 반제국주의-> 공산주의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왔던 것 아니었나. 재무부장관으로써 농민개혁을 시도하고, 여러 외교활동을 통해 노력하다 결국 한계에 부딪쳐 나오고, 어쩌면 그 한계를 깨고자 하기 위해(남아메리카의 전체적인 자주 독립) 볼리비아로 가지 않았는가. (그리고 조금 비하하자면, 그렇게 볼리비아에서까지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남아메리카의 독립을 위해서 싸워서 전사한 그 모습이 (조금은 쿠바를 저버린것에 대해서 무책임하고, 발전시키지 못해 책임을 져야하지만) 체를 이렇게 영웅화 만든것도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았던 게, (물론 절대적인 선과 악이 없기는 하고, 역사는 결과론적이지만)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사는 것, 특히 옳다고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옳다 주장하고, 세상을 더 옳게, 공정하게 만들려던 체의 노력도 결국엔 역사는 틀렸다고 말해주는 점이다. 이 세상이라는 것은 참 웃긴게, 정말 이게 맞는 거다, 옳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았는데(사실 틀린 것 없다. 제국주의 하에서 불쌍하게 착취당하는 농민들로부터 그는 나라를 독립시켰다.), 결국 그는 심하게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공산주의자고, 빨갱이다. 그는 절대 남에게서 얻을 기회를 따져가며 살지 않고,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살았는데, 그는 틀렸다.
이 체게바라의 야이가는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나뉘어 살아가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정기 후에 남과 북에 미국과 소련이 들어와 자신들의 힘싸움을 하고자 했다. 북쪽은 김일성이 중국 러시아와 생각을 같이하며(소련도 분명 우리나라를 차지하려는 욕심도 있었을 것이다.), 공산주의를 퍼뜨리고 있었고, 남쪽엔 미국과 이승만이 있었다. 그리고 이승만은 (물론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열심히 일한 투사인 것은 확실하지만) 결국 미국의 힘을 빌려 우리나라를 독립시켰고, 우리나라를 결국 미국의 간섭, 약소국으로 어쩔 수 없는 미국의 일종의 반식민지 형태로 나라를 꾸려가게 했다.
(현재까지도) 역사는 틀렸다고 평가하지만, 그 당시의 지식인들은 그 이승만의 독립정부 수립에 대해서 틀렸다고 얘기하고, 자주독립을 외치며 힘썼다 죽었다. 이 사람들은 사실 남아메리카의 체게바라와 똑같다. 이승만의 남한단독정부수립이 있자, 많은 지식인들이 그 행동을 저지하려고 노력했고, 자주독립을 위해 다시금 일했다. 그리고 미국은 그런 독립지사들을 꺼려했으며, 그 사람들을 제거하고자 하고 이승만을 통해 남한을 독립시켰다. 나는 그래서 솔직히 이승만은 기회주의자라 생각하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 힘써온 사람이지,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보다 미래가 밝다라는 생각에 남한단독정부를 구성했다 생각하지 않는다. (김일성도 그렇다고 본다.) 분명 그 당시 상황에서는 무엇이 옳은 방향인지 고민했어야 하며, 피델 카스트로, 체게바라 , 그리고 김구와 같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서로 고민하고 생각해봤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이승만에 대해 우리나라가 분단된 채로 60여년을 살아오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리고 체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 같이 그 전에 자주독립을 위해서 일을 한 김구 같은 독립지사들이 더 평가받아야 마땅한게 하지 않나 싶은 거다. 그게 그 당시 시대에 사는 사람이었다면, 맞고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나는 생각을 한다. (김구는 마치 우리나라의 체 같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국엔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에 승리하고, 공산주의 국가들은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시대의 흐름이고, 시대를 예상하지 못한 당시 지식인들, 체게바라의 무능력함이라고 볼 수 있을것이다. 나 또한 그가 주장한 자주독립, 반제국주의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공감하지만, 그의 공산주의로는 안됐다. 그래도 하나 드는 생각은 역사를 너무 결과론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체와 김구가 이끌고 꿈꾸었던, 자주독립에 대한 개념은 사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이해를 위해 피델 카스트로, 쿠바와 미국의 관계 같은 것을 조금 따로 보게 되었다. 위키피디아에 나와있는 것에 따르면 쿠바는 아직도 카스트로 형제(라울) 의 독재가 계속되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도 안좋아 무역의 길이 막혀 자급자족 경제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 무역이 막힌 것아래, gdp 및 경제성장도 조금 힘들 것이고,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해본다. 솔직히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너무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해 보았던 것을 정리해본다.
아 그리고 부가적으로, 의사, 사람을 치료해주는 기술이라는 게 정말 요긴하고 사람들한테 신망받는 직업이구나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간단하게 해 보았다. 내가 경영학을 아무리 공부한다 한들, 이렇게 사람들(특히 맨 밑에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의사들은 아프리카로 봉사를 가도, 당장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뭐 그래도 나도, 내가 공부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면, 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은 한다. 그래, 그리고 무엇보다 몸으로 부딧쳐서 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