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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n Public/Daily life

5월 3일 새벽 - 데스크탑 배경화면의 나의 아빠 - 10년 뒤의 나에게 나의 아빠야너는 나의 듀얼 모니터의 두 개의 화면에 떠있지만어느 한 곳도 내 손에 잡히지 않는구나 화면엔 내 한 손안에 잡히는 모습인데너는 그저 웃는 모습인 상태로하나도 잡히지 않는 평면속의 너.. 아빠.. 나는 지금 막 회사 사람들하고 술을 한잔 하고?여러 잔 하고 들어왔는데 아빠야..너는 업구나뭐 익숙해 괜찮아 이제.내가 티비 켜고 보면서 쇼파에서 뭐 보면서 자면 되지 뭐 아빠야.. 근데 아빠 있잖아..아빠가 나 지금 이 회사 다니는거 괜찮다고, 좋다고 했잖아.아빠가 나 하고 싶은 것 다 해보라고,가서 이것 저것 다 배워보라고 했잖아..그게 일년도 안됐는데 나 참.당신이 내가 다녀도 되겠다고 했잖아.근데 왜 없니.. 왜 없니 오늘은 그냥 어쩌다가 10년 후 나의 모습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 더보기
2016년 3월 4일 - 밤 새벽 새벽 3시에 라디오는 브루노마스의 count on me를 흥얼거린다.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는다. 오랜만에 새벽감성이 흐르는 밤이다. 이 새벽 철저하게 혼자이고, 철저하게 외로우면서 스스로를 맞이하게 되는 혼자만의 시공간아마 세상과 한 줄기라도 끊어지고 싶지 않아서 이 라디오는 울리고, DJ는 학창시절을 이야기하고,흘러나오는 노래들은 내 마음에 스며든다. 스며든다.이 시간대에 듣는 음악들엔 뭔가 특별한 것들이 있다.어릴적에도 이 새벽의 노래들을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최신가요, 새로운 노래가 아닌 잔잔하게 나를 위로해주는 차분한 곡들도 있으며뜬금없이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치며 나를 재우려고도 하는 노래들새벽이라 누릴 수 있는 라디오 노래들응 나 이 노래들을 참 좋아했다. 좋아했다.친구들이 잠을 자고 .. 더보기
칼로 사과를 먹다 칼로 사과를 먹다 - 황인숙 사과 껍질의 붉은 끈이 구불구불 길어진다. 사과즙이 손끝에서 손목으로 흘러내린다. 향긋한 사과 내음이 기어든다. 나는 깎은 사과를 접시 위에서 조각낸 다음 무심히 칼끝으로 한 조각 찍어 올려 입에 넣는다."그러지 마. 칼로 음식을 먹으면 가슴 아픈 일을 당한대." 언니는 말했었다. 세상에는 칼로 무엇을 먹이는 사람 또한 있겠지. (그 또한 가슴이 아프겠지) 칼로 사과를 먹으면서 언니의 말이 떠오르고 내가 칼로 무엇을 먹인 사람들이 떠오르고 아아, 그때 나,왜 그랬을까…… 나는 계속 칼로 사과를 찍어 먹는다. 젊다는 건, 아직 가슴 아플 많은 일이 남아 있다는 건데. 그걸 아직 두려워한다는 건데. 더보기
바람 불고 하늘 높은 솔솔한 날 바람 불고 하늘 높은 솔솔한 날 시간은 무심하고, 야속하게 지나간다. 무심하고 야속한 시간, 지나간다. 지나간다. 이 무심하고 야속한 시간. 높은 하늘, 멀어진 구름. 높은 마음, 영글지 못한 내 마음. 여전히 아려오는 한 구석의 내 마음. 그 안을 파고드는 서늘한 가을 바람. 정말 적응하기 싫은흘러가는 시간처럼 적응하고 있는 아버지의 빈자리 보고싶다 우리 아버지 더보기
욕심 삶의 목적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작품도 있었던 것 같은데이제 더 무엇으로 살까에 대해서 생각이 든다. 가령 회사 일을 한다 하면, 그 회사 일은 무엇을 위해서고,내가 웹사이트를 하나 제작한다고 하면 그건 또 뭐 때문인가코드스프린트에 참가해서 코딩을 하는 것도 왜 그렇게 하는가.하다못해 복날이라고, 중복이라고 치킨은 왜 먹는가.그렇게 먹으면 행복할까 사는 것에 아무 욕심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삶의 욕심이 없어의욕이라는 부분이 지금 0 이 되버려서아무것도 안되고, 아무것도 실행되지 않는 상태에 놓여있다. 사실 오늘은 LOL 골드 딱 찍는 것을 성취하려 했는데내 맘처럼 안되더라.이런 게임에서까지 내 마음대로 되는 것들이 없다 생각하니 우울하다. 그래 갈수록 느끼는 건데.. 더보기
아버지가 그리울때마다 하나씩 쓸랍니다. 아버지 시간이 갈수록 보고싶네요 오늘은 데스크탑 컴퓨터에 앉아서 멍하니 들을 라디오 이것저것 찾아보다가그래도 하나 찾아서 틀어놓고 이렇게 듣고 있는데 문득 데스크탑 바탕화면에 아빠가 기분좋은 웃음짓고 맥주한캔 드신 벌건 표정으로 김치하고 웃고 있네요머리도 까맣게 염색 잘 하시고 눈썹을 위로 실컷 올리면서! 그래도 우리 아버지 제작년에 유럽 보내드린건..(가신건)정말 내가 할 수 있던 최고로 잘했던 기억 아닌가 싶어요이제 7월이고, 거진 2년 되가네요. 북유럽을 그렇게 가고 싶어했는데 결국 로마만 가봤네요 코 큰 우리 아버지나이가 들수록 인상만 좋아져서젊을 땐 참 무섭고, 웃질 않았던 것 같은데 표정 참 좋아지셨어요 어제밤엔아버지 옷 정리들 좀 했습니다.아버님 좋은 옷 많던데요?엄마가 샀는데 얼마 안 입은.. 더보기
행복하자 행복하자행복하자 아프지 말고..양화대교라니아버지랑 많이 차타고 다녔던 양화대교 예전엔 이런 외롭고 쓸쓸한 밤에 항상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라디오가 있었다.무언가 나보다 어른인 누나들과 아저씨들이 있었다.신해철 아저씨가 사람의 고민은 다 별거 아니라면서 하나하나 해결해주었고정지영 누나가 정말 따뜻하게 이야기해줬었고,김지연 누나도.. 참 좋았다.그 후엔 차차 문지애 누나 라디오를 들으면서 살짝 썸타는 기분이 들고, 정말 의지하면서 힘이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예전 심야 라디오에서는 있었었는데지금의 디제이들이 이제 나와 또래라서 그런가.이게 내가 나이가 먹어서 그런걸까혹은 내가 가진 이 아픔이 꽤 큰 아픔이라서 그런걸까 둘 다겠지 본질은 이 허전함이라는 건가봐.마음 속 깊숙히 자리잡은 뻥뚫린 이 허전한 마음을.. 더보기
2015년 7월 12일 - 27살의 생일의 일기 인생의 2막이 이렇게 시작된 걸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할머니와 여동생을 남겨두고 정말 나 혼자만의 인생 레이스를 시작 할 때가 다가왔다. 27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하나도 글이 안써진다. 매번 생일날의 기억은 썩 좋지 않았던 것만 기억난다. 뭔가 슬펐고, 뭔가 힘들었고, 뭔가 아쉬웠다. 쓸쓸하게 생일을 보내는 모습이 좀 서글프기도 했었고 고1때는 미국에서 보냈지. 고2때는 다이아몬드게임 선물받고 멘붕했던 기억이 난다ㅎㅎ 대학교 1학년때는 대전에서 애들 다 모여서 요섭이가 라볶이 만들고,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있다. 작년에는 사람들의 연락이 안오는 것들을 보고 조금 슬펐던 기억.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생일이 있는게 의미부여를 하려고 한다. 이제 정말 2막 시작이다 하고 스스로.. 더보기